휴머노이드 로봇의 미래를 네 곳의 리서치 기관에 물었더니 네 가지 다른 답이 돌아옵니다. ABI Research는 2030년까지 65억 달러 규모의 시장을 예상합니다. Goldman Sachs Research는 2035년까지 380억 달러를 전망합니다. Morgan Stanley의 모델은 2050년까지 5조 달러에 육박하는 휴머노이드 경제를 그립니다. 반면 Gartner는 2028년까지 휴머노이드를 양산 단계에 올릴 기업이 20곳도 되지 않을 것으로 예측합니다.
각 기관마다 전망이 갈리는 것은 서로 다른 시간 축에서 서로 다른 것을 측정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방향에는 이견이 없습니다. 우리는 Top Tech Trends for 2026 포스팅에서 차세대 대규모 행동 모델(Large Action Models, LAM)이 산업용 자율 시스템과 함께 ‘휴머노이드 로봇의 도입’을 이끌 것이라고 예측했습니다. 그 예측은 지금 현실이 되고 있습니다. ST는 휴머노이드 로봇에 필요한 핵심 반도체를 공급하는 동시에, 자사 공장에 휴머노이드 로봇을 직접 도입해 활용하는 제조사이기도 합니다.
피지컬 AI란 무엇인가?
피지컬 AI는 현실 세계에서 감지하고, 판단하고, 행동하는 기계에 직접 내장된 인공지능입니다. 데이터센터에서 구동되는 대규모 언어 모델과 달리, 피지컬 AI는 엄격한 실시간 제약 아래에서 작동합니다. 로봇은 제한된 전력안에서 환경을 인지하고, 동작을 계획하고, 이를 수 밀리초 안에 안전하게 실행해야 합니다. 이 주제는 피지컬 AI와 sim-to-real 격차에 관한 글에서도 자세히 다뤘습니다.
휴머노이드 로봇은 피지컬 AI 실현 중에서도 가장 난이도가 높은 사례입니다. 두 다리로 균형을 잡고, 사람의 손을 위해 설계된 물체를 다루며, 사람과 공간을 공유해야 합니다. ST의 글로벌 Smart Industrials 부문을 이끄는 Allan Lagasca는 휴머노이드 로봇의 설계 과제를 이렇게 요약했습니다. “지식과 지혜가 서로 다르듯, 로봇은 물리적 환경을 이해하는 동시에 그 이해를 안전하고 효과적인 행동으로 옮겨야 합니다.”
왜 사람의 형태로 로봇을 만드는가?
휴머노이드 로봇은 두 가지 현실적인 이유에서 경제적 타당성을 갖습니다. 첫째, 세상은 사람을 기준으로 만들어져 있어서, 사람과 유사한 신체 구조를 가진 로봇이라면 기존 시설을 별도로 재설계하지 않고도 작업할 수 있습니다. 둘째, 노동력 부족이 발생하는 업무 자체가 사람의 신체 구조를 기준으로 설계되어 있습니다. Deloitte와 The Manufacturing Institute에 따르면 미국 제조업만 해도 2033년까지 380만 명의 신규 인력이 필요하며 그중 약 절반이 채워지지 않을 수 있습니다. 충원이 어려운 직무와 해당 작업 공간 역시 사람을 기준으로 설계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사람과 유사한 형태의 로봇이라면 작업 자체를 새롭게 설계하지 않고도 이러한 인력 공백을 매울 수 있습니다.
세 번째 이유도 있습니다. 휴머노이드 로봇은 사람처럼 다양한 작업을 전환하며 수행할 수 있습니다. 기존에는 로봇이 하나의 특정 작업을 위해 도입되었다면, 휴머노이드 로봇은 하나의 ‘직무’를 수행하기 위해 도입됩니다.

세 번째 이유도 있습니다. 휴머노이드 로봇은 사람처럼 다양한 작업을 전환하며 수행할 수 있습니다. 기존에는 로봇이 하나의 특정 작업을 위해 도입되었다면, 휴머노이드 로봇은 하나의 ‘직무’를 수행하기 위해 도입됩니다.
휴머노이드 로봇은 지금 어디에서 일하고 있는가
휴머노이드 로봇은 2024년과 2025년 실험실을 벗어나 현장에 들어섰고, 첫 산업 현장 도입 사례들이 기록되고 있습니다. Agility Robotics의 Digit은 업계 최초의 다년간 RaaS(Robots-as-a-Service) 계약 아래 조지아주 GXO 물류센터에서 박스를 옮기고 있습니다. FigureAI의 로봇은 BMW 스파턴버그 공장에서 10개월간의 파일럿 기간을 마쳤고, 차세대 Figure 03은 물류 시퀀싱을 맡기 시작했습니다. 동시에 BMW는 Hexagon의 휴머노이드 AEON을 독일 라이프치히 공장에 도입하고 있습니다. CES 2026에서는 현대자동차그룹이 Boston Dynamics의 양산형 Atlas를 공개하며 자사 공장 도입 계획을 밝혔습니다. 중국에서는 2025년에 휴머노이드 5,500대를 판매한 Unitree가 2026년 6월 상하이 IPO의 핵심 관문을 통과했습니다. 그리고 NVIDIA는 2026년 6월 GTC 타이베이에서 최초의 개방형 휴머노이드 레퍼런스 디자인을 발표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휴머노이드 로봇의 파일럿 프로젝트가 정체될 수 있다는 Gartner의 신중한 전망은 낙관론에 균형을 더해줍니다. ST는 보다 실용적인 관점에서 바라보고 있습니다. 휴머노이드 로봇의 도입은 개별 작업과 공장을 중심으로 점진적으로 확대될 것이며, 향후 5년간의 성패는 시장 전망이 아니라 기술적 실현 가능성과 경제성이 결정하게 될 것입니다.

휴머노이드 해부학: 우리가 휴머노이드 로봇을 바라보는 방식
대중의 관심은 AI 모델과 연산 능력에 쏠리지만, 실제 엔지니어링의 영역은 훨씬 방대합니다. ST는 휴머노이드 개발업체들과 협업할 때는 로봇을 기능 블록으로 나누어 접근합니다. 시각과 공간 인식을 담당하는 헤드 유닛, 균형과 움직임을 담당하는 바디 센싱 유닛, 정밀한 조작을 담당하는 핸드 유닛, 모든 관절에 모터가 들어간 팔과 다리, 전체를 지휘하는 메인 프로세싱 유닛, 그리고 로봇의 작동 시간을 좌우하는 전력 관리 시스템입니다.
모든 것은 인식(Perception)에서 시작됩니다. 휴머노이드는 끊임없이 변화하는 환경에 대한 3차원적 이해가 필요합니다. 이는 이미지 센서, ToF(Time-of-Flight) 거리 측정, 관성 측정 장치(IMU)를 실시간으로 융합해 얻어집니다.
균형은 컨트롤 보다는 센싱이 문제입니다. 두 다리로 선 로봇은 가만히 두면 저절로 균형이 잡힌 안정된 상태를 유지할 수 없습니다. 사람과 같은 방식, 즉 내이와 근육 사이의 연속적인 루프로 직립을 유지합니다. 로봇에서 내이는 관성 센서이며, 이 루프는 비틀거림이 일어나는 도중에 붙잡을 수 있을 만큼 빨라야 합니다. 업계가 센서 안에 머신러닝 코어를 탑재하는 이유가 바로 이것입니다. 동작 인식의 첫 번째 계층은 메인 프로세서가 개입하기 전에, 센싱 지점에서 마이크로초와 밀리와트 단위로 실행됩니다. 고중력(high-g) 관성 센싱 기반의 균형 회복, 낙상 감지, 보행 계획은 Embedded World 2026 에서 데모 시연을 통해 선보였습니다.
모션 제어는 수십 개의 관절로 확장됩니다. 휴머노이드 로봇은 어깨부터 손가락까지 수십 개의 관절로 구성되며, 각 관절마다 개별 드라이버와 정밀한 위치 피드백, 부드러운 토크 제어가 필요합니다. 이는 산업용 모터 드라이브에 적용되는 것과 동일한 제어 방식으로, 이제는 각 관절 드라이브가 자체 컨트롤러를 갖추고 자체 제어 루프를 실행합니다.
에너지는 휴머노이드 로봇의 핵심 제약 조건입니다. 배터리로 구동되는 휴머노이드는 전기차의 몇 분의 일에 불과한 전력 예산으로 인지, 연산, 수십 개의 액추에이터를 동시에 구동해야 합니다. 질화갈륨(GaN) 같은 와이드밴드갭 반도체는 파워 스테이지를 더 작게, 더 시원하게, 더 조용하게 만듭니다. 사람과 같은 공간을 쓰는 기계에게 이는 중요하며, 절약한 모든 와트는 곧 가동 시간이 됩니다.

신뢰는 나중에 더하는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설계하는 것
사람과 같은 공간에서 움직이는 로봇이 우리 삶의 일부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사람의 신뢰를 얻어야 합니다. 그리고 이 신뢰는 설계 과정 끝에서 덧붙일 수 있는 요소가 아닙니다. 이러한 이유로 시스템 관점에서 안전(safety)과 보안(security)은 함께 설계에 고려되어야 하는 요소입니다. 로봇이 안전하게 행동할 수 있는 것은 동시에 보안이 확보되어 있을 때 뿐입니다. 소프트웨어나 통신 시스템이 침해되면 물리적으로 움직이는 로봇 자체가 실제 위험 요소가 될 수 있기 때문에, 보안이 확보되지 않고서는 로봇의 안전도 보장할 수 없습니다. 진짜 엔지니어링 과제는 균형에 있습니다. 휴머노이드 개발의 속도와 민첩성을 유지하면서, 이 시스템들이 운영 환경에서 마주하는 엄격한 제약, 무엇보다 에너지 제약 안에서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동작을 보장하는 것입니다.
휴머노이드의 안전에 관한 규제는 이제 막 구체화되기 시작했으며, 앞으로도 긴 과정이 필요할 것입니다. ST에게 기능 안전과 보안은 단순한 구호가 아닌 엔지니어링 원칙입니다. ST는 자동차와 산업 분야에서 기능 안전 및 보안에 대한 오랜 경험을 쌓아왔으며 이를 바탕으로 휴머노이드 로봇의 발전 과정에도 적용하고 있습니다.
휴머노이드 스택에서 ST의 위치
반도체 산업의 관점에서 보면 휴머노이드는 하나의 반도체 시스템입니다. ST는 일반적인 휴머노이드 로봇 한 대에 약 600달러 규모의 반도체가 들어갈 수 있다고 추산하고 있습니다. 여기에는 센싱, 제어, 구동, 커넥티비티, 전력 관리에 사용되는 다양한 반도체가 포함됩니다. 이 모든 영역에서 제품을 공급할 수 있는 기업은 많지 않습니다. 휴머노이드 개발 기업들이 현재 필요로 하는 것은 특정 단일 디바이스보다 이처럼 폭넓은 기술 포트폴리오입니다.
ST의 전략은 ‘두뇌(brain)를 제외한 모든 영역’을 만드는 것입니다. 2026년 3월 발표한 NVIDIA와의 협력을 통해 ST의 센서, 마이크로컨트롤러, 모터 제어 솔루션을 주요 로보틱스 AI 플랫폼에 통합하게 됐습니다. NVIDIA Isaac Sim에 탑재된 ST의 고정밀 센서 모델을 활용하여 개발자는 하드웨어 제작 전부터 현실적인 센서 동작을 기반으로 시뮬레이션을 진행할 수 있고 이를 통해 로봇을 학습시키고 검증을 할 수 있습니다. 또한 Leopard Imaging과는 2D 이미징, 3D 깊이 감지 및 모션 센싱을 휴머노이드용 비전 모듈에 통합했습니다.
그리고 ST는 이러한 전망을 직접 실행에 옮깁니다. 2025년 12월, Oversonic Robotics는 ST와 계약을 체결해 인지형 휴머노이드 RoBee를 ST의 여러 공장 생산·물류 공정에 투입하기로 했습니다.
앞으로의 과제
현재의 파일럿 단계에서 휴머노이드 로봇이 실제 노동력으로 나아가는 데는 현실적인 과제들이 있습니다. 대규모 양산 비용, 소프트웨어 성숙도, 안전 표준, 데이터 보안, 그리고 사람들의 수용성을 들 수 있습니다. 이 과제들은 다른 산업 문제들이 그랬던 것처럼, 많은 엔지니어링 팀의 시행착오를 거쳐 결국 해결될 것입니다.
휴머노이드를 규모화 하려는 기업에게는 센싱과 모션부터 전원과 연결까지, 시스템 전체를 함께 만들어갈 파트너가 필요합니다. 휴머노이드 로봇은 실제로 작동하는 방식 그대로 하나의 시스템으로 완성됩니다. 센서 하나하나, 관절 하나하나가 모여서 말입니다.
“휴머노이드 로봇의 비용이 인간 노동력 수준에 근접해지고, 하드웨어와 센서의 발전으로 변화하는 환경에 대응 및 반응하는 능력이 향상되면 향후 몇 년 안에 상당한 수의 휴머노이드가 노동 현장에 합류할 것으로 전망합니다.”
— Allan Lagasca, Smart Industrials, Robotics Worldwide Leader, STMicroelectronics
휴머노이드 로봇에 대해 몇 대가 언제 현장에 투입될 것인지에 대한 전망은 앞으로도 계속 변화할 것입니다. 그러나 승부처가 어디인지는 분명합니다. 바로 ‘두뇌’ 아래, 즉 로봇이 사람 곁에서 온전히 하루치 근무를 해낼 수 있게 하는 센싱, 모션 제어, 전력 효율이 주요 승부처입니다. 이 흐름 속, 승자는 이 기술들을 대규모 생산 단계에서 구현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기업일 것입니다. ST와 NVIDIA와의 협업 방식은 ST와 NVIDIA가 피지컬 AI를 가속하는 방법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이야기의 또 다른 측면을 다룬 ST Perspectives의 관련 아티클에서는 Physical AI가 이미 산업 현장에서 그 가치를 입증하고 있는 협동 로봇(collaborative robot)을 살펴봅니다.
